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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7 추억 - 여행, 파리 노틀담 성당에서...

이런 생각을 한 지는 좀 되긴 했는데,
여튼 요즘들어 편하고 느긋하게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든다.

쿠바와 체코도 그렇고...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왠지 문득 프랑스 파리의 "노틀담 성당"을 갔던 때가 생각이 났다.
2002년인 것같은데, 유럽 스웨덴에서 학회가 있어 갔다가
2주의 일정을 더 받아서 독일,프랑스,스위스,이태리,덴마크를 돌아다녔다.
그때 지도교수님과 다른 선배 한분 그리고 나 이렇게 세명이서
중간중간에 흩어졌다가 며칠뒤에 다시 만나서 다른 연구소를 방문하고 뭐 이런 식이었는데
그중 마지막 일정이 프랑스 파리에서의 3박 4일이었다.

선배와는 같은 관심사는 날잡아서 같이 다니고 나머지 일정은 혼자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저녁에 서로 정보도 다시 교환하고...
그렇게 지내던 마지막 날이었던 것같다.  
혼자서 "노틀담 성당"을 가게 되었는데,
그때까지는 또 역시 멋진 건물이군... 그정도였다고나 할까?

그러다 전망대같이 되어 있는 곳이 있어서
긴 줄을 시간 좀 들여서 기다리다가 좁은 원형 계단을 겨우 타고 올라갔다.
이제 두어명만 나가면 내가 좁은 베란다같은 전망대를 올라갈 차례였다.
그런데 그때 좁은 계단 밑으로 야단스러운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어떤 여자 세명이서 시끄럽게 미안하다며 계속 치고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사실 그때는 아줌마들은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구나... 그런데 저 아줌마 삼총사는 좀 쎈데?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같다.
역시나 순서가 바로 코앞인 나에게도 미안하다며 너무 흥분된 목소리로 얘기를 하고는 올라가는 것이었다!
뭐 영어가 짧은 나로서는 그냥 오케이하고는 겨우 비켜주었는데, (정말 좁은 계단!)
대략 40대쯤 되어 보이는 세 아주무머니들은
내 기억에 한분은 안경을 쓰시고 상당히 커리어 우먼같은 느낌의 옷차림이었고
다른 한분은 그닥 기억이 안나는 것을 봐선 당시 여느 관광객같았을 것이고,
마지막 한분은 시골에서 올라오신 것같은 느낌이 강한 다소 통통한 아줌마였다.

그런 세 아줌마들이 그곳에 가서는 너무 수다스럽게 떠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사진을 야단스레 보여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사진을 좀 까탈스러운 각도로 찍어달라고 그러면서 말이다.
그때 그 좁은 틈으로 나도 그 사진을 봤다.
흑백사진이었는데, 그 속에는 세명의 풋풋한 학생(?) 세명이 있었다.
바로 그 아줌마들이 20년 전에 셋이 같이 와서 바로 그곳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었다.

20년 전에는 그 전망대에 흉물스러운 창살은 없었고,
20년 전에는 그저 흑백 사진이었고,
20년 전에는 그 여자 세명 모두 나이로만도 풋풋했고...
그렇게 지금이랑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흑백사진...
그런데 그 사진 속의 세 처자들과 당시의 세 아줌마들의
웃음은 그대로였던 것같다.
아직도 내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은 순수한 웃음이었다.

어쨋든 그때 어떤 뚱뚱한 아저씨께서 힘들게 위치와 각도를 맞춰가며 기쁘게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때 그 사진기는 이제 디지털 카메라여서 그 자리에서 칼라로 바로 바로 확인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소란스럽게 사진을 찍은 세 아줌마들은 마치 수학여행온 여고생들처럼 귀엽고 수다스럽게 떠들면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는 정말 그렇게 20년 전의 모습으로 보였다. 그 길고 좁은 원형 계단을 세 아줌마가 다시금 힘겹게 내려오는데 어떤 사람들도 불평하나 없이, 어떤 분은 박수도 쳐주고, 어떤 분은 말도 걸어주며... 그렇게 힙겹게 좁은 계단을 내려가버렸다.

이처럼 내가 프랑스 파리에서의 가장 좋았던 기억은
멋진 건물들도 아니고
전쟁 승리의 전리품으로 훔쳐온 수많은 세계 문화재들도 아니고
그저 오래된 성당의 한쪽 켠에서 있었던 그 10여분간의 추억이다.

나도 그런 멋진 추억들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아마 이미 그런 것을 놓쳤을 수도 있고,
또는 기억을 해내면 되는 것일 수도 있고,
물론 또 앞으로 만들어나가면 될 것이고...

하지만 지금 당장 여행을 확 가버린다고 좋을 것같지는 않고,
또 시간이 좀 여유있게 난다면 한국을 가봐줘야 할 것같고...
역시 멋진 여행은 들어가는 돈 만큼이나 용기와 의지가 필요한 것같다. ㅎㅎ


뱀꼬리: 뭐 제 블로그가 원래 비밀이 없는 전체 공개 포스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한테는 아주 소중한 추억이니,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다른데에 쓰시거나 말하시게 되면 원문에 대한 인용을 양심에 부탁드리겠습니다. ^^ 안그러면 저 삐집니다. ㅋㅋ 복사/붙이기는 몇분이고, 이렇게 타이핑하는 것은 몇십분이지만, 저 추억은 시간을 아무리 들여도 일부러 만들 수는 없거든요... ^^

뱀꼬리: 여기에 어울리는 사진을 하나 걸어줘야 할 것같은데, 지금 연구소에서 글을 쓰는데다가 당시에는 내 거대한 필름 SLR을 가지고 가지 못해서 증거사진이 없다. ㅜㅜ 뭐 하나 걸어주기는 해야할 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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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l That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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