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유치진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린(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있던 시중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 시들이 있다.
"두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라는 싯구가 무
척이나 오랜동안 귓가에 멤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