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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보관함

지난주부터해서 오늘까지 정말 정신없이 보냈던 것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1년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안식년으로 제가 일하는 곳에 같이 계셨던

제 지도교수님께서 사모님과 함께 덜레스 공항에서 떠나셨습니다.

 

사실은 지난주 금요일 오후 늦은 비행기로 사모님께서 먼저 떠나시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동안 모으신 국내 A 항공사의 마일리지로 비지니스를 신청하셔서,

그걸로 남은 가구가 있어 편할 때 먼저 사모님을 보내시고,

남은 짐처리들을 마치신 후에 오늘 선생님께서 떠나시기로 되어 있었죠.

 

그런데 폭풍우가 치던 금요일 저녁 늦게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시더군요.

선생님을 가까이서 알게된 10여년동안 그렇게 당황하시는 목소리는 처음들어 봤었습니다.

사모님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지연이 많이 되다가 아주 늦게 워싱턴에서 출발을 했는데,

뉴욕에서 갈아타야할 비행기 출발 시간 전에 도착하기 힘들게 됐다고...

그런데 뉴욕에 도착하시는 시간이 자정 근방인데,

사모님께서 핸드폰도 없으시고 딱히 동전도 가지고 계시지 않아 연락이 안되는 것같다고...

완전 패닉에 빠지셨더군요.

 

사정을 더 자세히 들어보니, 마일리지로 구매하신 비지니스석은 뉴욕발이고,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는 따로 사신 것이라

기다리거나 연계가 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A항공사에 남은 좌석을 알아보니 그 다음주 목요일 비행편만이 남았다고...

지금 당장 운전해서라도 뉴욕가서 사모님 모시고 내려와서,

선생님과 같은 날 같이 가셔야겠다고...

사모님께서 너무 놀래서 울고 계실지도 모른다고...

다리도 후들거려 운전을 못하시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도 거칠 것이 없는 성격이신데도...

 

결국 선생님과 제가 같이 새벽에 뉴욕을 향했습니다.

4시간여 거리기에 가면서 2시간여를 제가 운전했습니다.

가시면서 선생님께서 자책을 하시는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연구활동이나 어느 대화에서도 항상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으신 분이셨는데...

제가 옆좌석에 있는 동안에는 맘편히 해드리는 말을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제가 운전하는 동안에는 폭풍우속이라 운전에 신경을 쓰고...

그렇게 4시간 여를 달렸습니다.

 

다행히 사모님께서 이른 새벽 시각 텅 빈 공항에서 어쩔 줄 몰라 하시다가,

지나가는 청소하는 직원 핸드폰을 빌려서 연락을 하셨더군요.

저희가 이미 올라가고 있다고 하시니,

안심은 하시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여기서 기다리다가 다음편을 알아봐서 갈테니

힘들게 올라오지 마시라고...

선생님 어쩔줄 몰라 하시면서 무조건 지금 가고 있다고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시라고...

 

전화를 끊으시면서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 사람이 이렇게도 착해버려서...

나때문에 이런 상황이 됐는데도 내 탓을 하나도 안한다고...

내가 사회생활하면서 이런저런 일에 잘 휘둘리지 않고

자신감있게 그리고 정직하게 살 수 있었던 것도

다 이사람 때문이야...

그런데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내가 한국 갈때에 같이 가야하겠다...

왠지 코끝이 찡~해옵니다.

항상 강하기만 하게 보이셨던 분인데... 

 

안심을 좀 하시게 되시고는 바로 한국 K항공 본사에 전화를 하셨습니다.

선생님과 같은 날짜의 직항편 남은 좌석을 구매하셨습니다.

마침 다행히도 남은 좌석이 있더군요.

그제서야 웃음을 지으십니다.

사실 귀엽기도 했고, 찡해오는게 다시 오기도 하고...

 

공항에 도착을 하는데, 차가 다 정차하기도 전에

선생님 일단 뛰어나가십니다.

한참 후에 사모님과 손을 잡고 오시더군요...

그때가 새벽 5시쯤...

선생님도 사모님도 무척이나 환한 얼굴이셨습니다.

또 찡해옵니다.

 

이제는 이런저런 이유로 너무 오래된 노총각이 되어버린 입장에서

그냥 배우자를 만나는 것조차 힘들어진 나이가 되버린 입장임에도

나도 참 저런 여자를 참 저렇게 사랑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제 나이에는 너무 멋진 모습만을 보며 꿈을 꾸면 더 안좋을 수도 있는 것일텐데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몇가지 선생님과 관련된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한가지만 더 하자면,

제가 일하는 곳의 비서가 한국 분이신데,

이동네에서 PGA 경기가 있어 구경을 갔다가

제 선생님과 사모님을 뵈었다고 하시더군요.

두분이 손을 꼭잡고 다음 홀을 향해 구경하러 가시더라고...

 

항상 선생님을 의지하면서도 틈틈히 현명함을 잃지 않게 만드시는 현모양처 사모님...

항상 책임감으로 사모님을 이끄시면서도 무척이나 존중과 사랑을 잃지 않으시는 선생님...

오랜 세월 선생님에게 구박도 많이 당하면서 커왔지만,

이처럼 인간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기는 처음인 것같습니다.

특히나 아마 모든 제자중에서도 이런 모습을 본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것같군요.

그런데 학문적인 것외에

사회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가에 대한 것 이외에

또다른 인생에 대한 교훈이나 화두를 얻은 것같은 느낌입니다.

 

뭐 굳이 쓸 필요는 없지만, 이후에 메릴랜드로 다시 내려오는 길도

사실 만만치 않았습니다.

운전해서 올라갈 때에 한줌 집어 먹었던 땅콩에 심하게 체해서

쉰 후반이신 선생님께서 계속 운전하시고,

전 뒷좌석에 누워서 끙끙 앓고 있었죠. -_-

새벽 1시에 시작해서 8시간이 훨씬 넘는 운전 시간동안

전 고작 2시간여만 운전하고 결국 선생님께서 운전을 하셨죠.

선생님 말씀대로 이래저래 너무 웃긴 추억일 수도 있는 것같습니다.

 

침대에 누워 이 글을 쓰면서,

무척이나 외로워지면서 한국에 계신 아버지, 어머니가

매일 전화를 드림에도 불구하고 너무 그리워집니다...

가족이 보고 싶어집니다...

 

메릴랜드 노총각이 잠못 드는 밤에...

 

 출처: http://blog.danawa.com/archive/view.php?nSeq=29141&nBlogSeq=716799&nGroup=4

제 지도교수님이 저렇게 연로하시지는 않지만, 관련된 사진하나 구해볼까하고 찾다보니 너무나 눈에 밟혀 출처와 함께 올려봅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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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l That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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